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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 대신 외부 연락한 교도관, 청탁금지법 위반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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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짱 작성일18-05-05 00:47 조회1,7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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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재판에 준하는 업무에 교도관 업무는 해당 안 돼”

법 조항 두루뭉술 적용 제동

금품 오간 유죄 2건엔 벌금형


김영란법 1년 2개월, 판례 4건 분석



‘애매모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이하 청탁금지법)이 도입된 이후 법조인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언급되는 단어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공직자의 식사, 명절 선물, 경조사 관행을 직접 규제하는 법이지만 사회상규라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어 어느 선까지 처벌받고 어느 정도는 괜찮은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와 법 집행기관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이 퇴임 두 달을 앞두고 후배 교수에게 고가의 골프채를 선물받은 서울대병원 교수와 후배들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찰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기소해야 한다고 봤지만 검찰은 “퇴직 선물은 의대의 오랜 전통”이라는 해명을 참작해 처벌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기관마다 해석이 제각각이다 보니 공직사회에선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구나 권익위가 법 시행 1년여 만인 지난 11일 선물·경조사비 가액을 조정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적용 여부 애매할 땐 무죄 판결



중앙 SUNDAY 는 지난해 9월 28일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나온 법원의 1심 판결을 분석했다.

법에 대한 최종 해석 권한을 지닌 사법부가 애매모호한 조항들 사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어떻게 그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뒤 1심 판결이 나온 사건은 총 4건이다.

이 중 2건은 유죄, 나머지 2건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이 유죄로 본 2건의 판례는 모두 직접적인 금품 제공과 관련된 사건이다.

지방 소재 공직 유관단체 간부였던 K씨(58)는 지난해 11월 한 도의원에게 예산 청탁과 함께 500만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건네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구지법 상주지원은 지난 9월 K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7월 수원지법 여주지원이 유죄 판결한 한국도로공사 고위 간부였던 김모씨 사건에서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평상시 알고 지내던 도로포장업체 대표로부터 현금 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공직자는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선 안 된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가 항소하지 않아 이 사건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렇다면 무죄는 어떤 경우에 선고됐을까. 법 조항 적용이 애매한 상황에서다. 교도관 J씨(30)가 그렇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 구치소에서 외부인 접견을 다녀온 김모씨와 면담을 하다 “아내와 연락하고 싶은데 대신 전화해 달라. 나중에 교도소를 나가 감사인사를 하겠다”는 청탁을 받았다.

J씨는 이후 3개월간 총 155차례에 걸쳐 자신의 휴대전화로 김씨의 부인에게 대신 연락을 해 줬다.

J씨를 통해 김씨는 ‘보석 결정 관련 진행 상황’ ‘재판 계속 중인 사건의 증인들에 대한 불출석 내지 증언 방향 종용’ 등 재판 관련 메시지부터 회사 운영 관련 지침까지 부인에게 수월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J씨의 행위가 청탁금지법 5조 14항에 나오는 ‘사건의 수사·재판·심판·결정·조정·중재·화해 또는 이에 준하는 업무’에 해당되는지 여부였다.

J씨 측은 “법 취지상 처벌받는 부정청탁은 조문에 열거된 14가지 중 하나여야만 한다.

교도관이 수용자와 외부 연락을 주선하는 행위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는 지난 9월 “J씨의 행위가 사건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비난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청탁금지법 위반이 될 순 없다.

수감 중인 수용자를 감시하는 교도관 업무를 수사·재판에 준하는 업무라 해석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법을 확장해석 또는 유추해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담당한 백홍기 법무법인 보담 대표변호사는 “교도소 내에서 징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청탁금지법에서 말하는 부정청탁 대상 업무로 볼 순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법 조항을 두루뭉술하게 해석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선물가액 시행령 개정, 법 취지 훼손 우려



이영렬(59)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에서는 예외 규정이 적용돼 무죄가 선고됐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 4월 21일 저녁식사 자리에서 당시 법무부 간부 2명에게 각각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주고 9만5000원의 밥값을 내줘 1인당 109만5000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상급 공직자가 위로·격려·포상 등을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금품’은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밥값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1인당 제공 금품 가액이 100만원이 돼 과태료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무죄가 선고됐다.

나승철 전 서울변회 회장은 “뿌리 깊은 공직사회 관행을 규제하는 법이다 보니 예외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아직까지 판례가 많이 쌓이지 않아 혼란이 많은데 조금 더 시일이 지나야 이 같은 혼란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권익위가 최근 선물·경조사비 가액 범위를 조정한 것을 두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권익위는 지난 11일 5만원이었던 선물 가액을 농수산물일 경우 1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경조사비는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이는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후속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말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청탁금지법 전문가인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업계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1년여 만에 개정한 것은 법의 안정성과 도입 취지를 훼손한 행위다. 법이 만들어졌다고 다 잘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옛날 금주법만 봐도 사문화되더니 폐지되지 않았나. 정부가 법 도입 취지가 잘 적용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353&aid=0000028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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