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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층 위에 10층, 10층 위에 5층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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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짱 작성일18-05-07 12:51 조회1,7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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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저층이 잘 나가나 보네요!!

ㆍ고층보다 잘 나가는 저층
ㆍ작업실·다락방 등 특화 설계에, 지진 등 위급 상황 대피 빠르고, 분양가 가장 저렴한 것도 매력적
ㆍ최근 거래량 1~5층이 가장 많아



5세 아들이 있는 진모씨(42)는 2년 전 아파트 1층으로 이사했다. 원래 같은 아파트 단지 13층에 살았는데, 아래층과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는 일이 생기면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 주변에선 모두 그를 말렸다. 1층에 살면 햇볕이 잘 안 들고 사생활 보호도 안되는 데다, 엘리베이터 등 각종 생활 소음에 시달릴 것이라고들 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1층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진씨는 “집 안에서 아이가 더 이상 까치발을 하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아 출퇴근 시간이 단축돼 좋다”며 “동네에 이사를 하고 싶은 브랜드 아파트가 있어 근처 공인중개업소에 1층 매물이 나오면 알려달라고 이야기해 놨다”고 말했다.

아파트 저층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신축 아파트를 분양해도 대개 미분양으로 남곤 했지만 요즘엔 저층만 고수하는 수요층이 있을 정도다. 다른 층보다 상대적으로 매매가가 저렴한 데다 아이가 있는 가정 등 특정 수요가 받쳐주고 있어 환금성도 이전보다 좋아졌다.

특히 최근 포항과 경주 일대를 중심으로 규모 5점대 지진이 발생하자 상대적으로 진동을 크게 느끼고 유사시 대피 시간이 긴 고층보다 저층을 선호하는 현상도 가세했다. 그동안 전망 중심으로 한 고층 선호가 안전과 생활편의 위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건설사들이 저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특화 설계를 적용하면서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

GS 건설이 1층 가구를 위해 지하층을 가족 공용 공간으로 활용한 저층 특화설계. GS 건설 제공

■ 테라스·지하실 등 특화 설계로 인기

대표적인 저층 특화 설계가 테라스 구조다. 대개 1~5층 저층에만 설치해 거주자는 단독주택에 사는 것처럼 취향에 따라 작은 규모의 정원이나 카페 등으로 꾸밀 수 있다.

그간 저층 테라스 평형은 공급 자체가 적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수도권에서 분양된 7만5659가구 가운데 저층 테라스가 마련돼 있는 분양 물량은 전체의 0.24%인 182가구에 불과했다. 저층 테라스 평형은 모두 해당 지역에서 1순위 청약이 마감됐다.

이런 희소성 덕분에 저층 테라스는 매물로 나오는 대로 웃돈이 붙어 거래가 이뤄지곤 한다.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서울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 베라힐즈’ 전용면적 59㎡ 테라스 평형은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지난 7월 나온 조합원 물량(입주권)이 4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망이 안 좋은 로열층보다 테라스가 있어 특색 있는 저층에 더 높은 웃돈이 붙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예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고층이 아니라면 1층에 주차장을 없애고 녹지로 둘러싸인 조경이 강점인 저층이 매력적일 수도 있다.

저렴한 매매가도 저층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1층 시세는 기준층에 비해 평균 10~15%가량 낮게 형성된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5층 이하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5억7461만원으로, 25층 초과 아파트 평균 거래가(11억6416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화재와 지진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 계단 등을 통한 대피 시간이 짧다는 점도 최근 저층 선호 현상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향후 저층 수요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지진이 잦은 일본처럼 지난해 9월 경주(규모 5.8)와 최근 포항(규모 5.4)을 중심으로 큰 지진이 닥치자 고층과 저층을 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다.

■ 보안·사생활 침해는 여전히 단점

저층 아파트가 재평가를 받으면서 건설사들은 다양한 특화 설계를 개발하고 있다. GS 건설은 지하실을 다목적 거실 및 개인 작업실 등 주거 공간으로 확장하거나 가구 내 단차(바닥 높이 차이)를 활용해 다락방이 있는 복층 구조로 만든 저층부 특화 설계 4가지를 저작권 등록해 둔 상태다. 또 기본적으로 1층 천장고는 기준층(2.3m)보다 높은 2.4~2.7m로 설계해 개방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대림산업은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용 현관과 1층 가구의 입구를 분리한 ‘오렌지 로비’를 개발해 적용 중이다. 1층에 살더라도 엘리베이터 운행 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며 사생활 노출 걱정도 줄어들 수 있는 구조다.

저층의 단점으로 지적돼 왔던 보안·안전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폐쇄회로( CC ) TV 와 적외선 감지기 등 무인경비 시스템과 방범용 가스배관 커버 등도 확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거래량은 저층이 고층을 앞질렀다. 부동산분석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수도권 아파트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5층 이하’ 아파트가 총 2만865건으로 전체 거래량(7만1775건)의 29.1%를 차지했다. 이어 ‘6~10층’ 26.9%, ‘11~15층’ 23.1%, ‘16~20층’ 12.2%, ‘21~25층’ 4.9%, ‘26층 이상’ 3.8% 등의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저층에 특화 설계가 반영되면서 소비자들은 테라스와 복층 등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특화 설계 적용에 따라 분양가도 인상됐기 때문에 이 같은 서비스 공간을 지속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같은 1층이라도 아파트 부지 자체가 일반 도로보다 높은 단지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사생활 침해 부분은 저층의 여전한 단점”이라며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한 상품이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희 기자 mong 2@ kyunghyang . 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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